2017.02.17

떠들기 2017.02.18 16:07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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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Sacha

도스토예프스키, 명징에 맞선 투쟁

-레온 셰스토프 지음 최성웅 옮김



     한 오래된 책이 '죽음의 천사'에 대해 이야기하는 바, 전신이 눈으로 뒤덮인 그는 인간에게 내려와 육체로부터 영혼을 거두고자 한다. 이 모든 눈들이 천사에게 무슨 필요가 있단 말인가? 내 생각에 그 눈들은 천사를 위하지 않는다. 가끔 죽음의 천사는 자신이 너무 일찍 도래하였음을, 아직 인간이 제 기한을 다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. 그럴 경우 천사는 인간의 영혼을 가져 가거나 그 영혼에 자신을 내보이지도 않고서, 자신의 몸을 뒤덮은 눈들 가운데 한 쌍을 인간에게 남겨 둔다. 그러면 인간은, - 다른 인간들이나 제 본래의 눈으로 보는 것은 물론이요 - 새롭고도 낯선 것들을 알게 되며, 옛 것들을 다르게, 인간의 방식이 아니라 '이계'의 거주자처럼 보게 되는데, 즉 그는 사물들을 '필연적'이 아니라 '자유롭게' 존재하는 것으로, 있으면서 동시에 없으며, 사라질 때 나타나고 나타날 때 사라지는 것으로 바라본다. 그런데, 모든 감각기관과 심지어 우리네 이성은 일상적인 바라봄과 밀접히 연결되었으며, 또 개인적이고 집학적인 인간 경험 전반이 결부된 바, 새로운 바라봄은 우스꽝스럽고 공상적인 것으로 비춰 흡사 상궤를 벗어난 상상의 산물과도 같다.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이는 곧 광기가 될진데, 다만 이 광기는 철학과 미학에서 문제 삼고 또 필요한 경우에 에로스며 집착이며 황홀이라는 이름으로 그토록 묘사하고 정당화하는 영감이요 시적인 광기가 아니라, 미치광이를 가두는 감금실에서 취급하는 광기를 이른다. 바야흐로 두 바라봄 사이의 투쟁, 출구가 뭇 시작만큼이나 문제적이고 비의적인 투쟁인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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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독

에드몽 자베스 지음, 최성웅 옮김

 


 


음악 없는 말

말 없는 음악

침묵의 말

말 없는 침묵.

그리고 없음, 진정

무엇도 없음.


- <비와 태양의 나날을 위한 작은 시> 중에서



 

Solitude

Edmond Jabès

 



Une parole sans musique

Une musique sans paroles

Une parole de silence

Un silence sans parole.

Et puis rien, vraiment

plus rien.


– <Petites poésies pour jours de pluie et de soleil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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